Kim, Tschang-Yeul 김창열 展
전시 기간 2005.9.21 수요일 - 10.8 토요일
전시 소개 물방울의 화가 김창열은 30여 년간 지속적으로 한 대상만을 탐구하며, 고희가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지칠 줄 모르는 예술적 열정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파리에 거주하는 작가는 지난해 1월에는 파리의 쥬드폼 국립미술관(Galerie Nationale du Jeu de Paume)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가졌으며, 올해 5월에는 한국화가로는 최초로 베이징의 중국국가박물관에서 초대전을 성황리에 가지며 명실공한 세계적인 화가로서의 위치를 재확인한 바 있다. 작가의 76번째 개인전인 이번 초대전은 이제까지 익숙하게 소개되어 왔던 형식인 밑칠이 되지 않은 거친 생마포와 그려진 물방울의 대비를 부각시키는 작품이나 한자가 배경으로 채색된 바탕 위에 물방울이 느슨하게 스미는 듯하게 표현된 작품들 뿐 아니라 그동안 일반 컬렉터들이 익숙하게 접하지 못했던 형식인 마포 위에 안료를 거칠고 두텁게 발라 표면질감을 강조한 신표현주의적 작품이나 캔버스에 발린 모래 위에 물방울을 그린 작품 등 표면의 질감을 다양화하여 여러 가지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작품들을 함께 선보이게 된다. 김창열이 처음 물방울을 작품의 주제로 삼기 시작한 것은 파리에 정착한 얼마 후인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에 살롱 드 메(Salon de Mai)에 출품했던 <밤의 행사>라는 작품에서 어두운 캔버스 위에 둥실 떠있는 물방울 한 점을 선보인 이래, 다음 해에 열린 파리에서의 첫 개인전에서 마포 위에 방울방울 무리져 있는 물방울의 그림을 전시하면서 작가는 ‘물방울’을 향한 그의 오랜 여정을 시작한다. 이제는 한국 현대미술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되다시피 한 김창열의 물방울은 가까이서 보면 하나의 붓자국일 뿐 이지만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실재를 능가하는 특유의 정교한 영롱함을 발한다. 이렇게 극사실주의적인 물방울은 실재 같으면서도 사실상은 실존하지 않는 그림자로서 명상적인 세계를 나타낸다. 물방울의 정교한 일루젼과 대비되게 밑칠이 되지 않은 마포를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은 회화적인 평면성을 강화하여, 관람자를 시각적 착각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작가가 의도하는 철학과 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중요한 장치이다.